▶ 기획특집- 한인사회 정치력 현주소와 미래 진단 ①
마크 김, 그레이스 한 울프, 마크 장, 데이비드 문, 제이슨 정, 피터 김, 풀뿌리 컨퍼런스, 교과서 동해병기법안 캠페인, 태권도장 방과후 프로그램 허용법안.... 이들 사이에서 공통점은 쉽게 찾아진다. 최근 워싱턴 한인사회의 정치 활동에 이정표를 남기고 있는 이들이거나 한인사회 관련해 크게 주목을 끌었던 이슈들이다.
내부갈등 키우는 각개격파식 활동 더이상은 곤란
물론 ‘미주한인의목소리(VoKA)’ 회장을 맡아 동해병기 캠페인을 주도한 피터 김이나 VA주 태권도장 방과후프로그램 법안 통과를 이끌어낸 조병곤 관장은 정치인이 아니다. 그러나 지역 혹은 주류 정치인들을 상대로 효과적인 로비의 모델을 만들었다는 면에서 이들의 활동은 매우 정치적이었고 배울 점이 많았다.
“워싱턴 지역 한인들의 정치 참여 수준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미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아태계 언론담당 국장을 맡은 제이슨 정이 한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뱉은 일성이다. 주류 정계의 중심부에서 일하는 그가 한인사회를 관찰하고 내린 결론이다.
한인들의 정치력이 과거와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주의원, 지역구 연방의원들은 웬만하면 한인사회 행사에 얼굴을 드러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여러 의문들이 따른다. 주류 정치인들과 어깨를 맞대고 사진을 찍고 명함을 교환하면 목표 달성인가. 한인사회의 형편없는 투표 참여율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밉보이지나 말자는 게 정치인들의 심사는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 답은 한인들 자신이 잘 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한인사회를 빗댄 적절한 말이라는 것을. 뭔가 자신에게 유익이 되지 않으면 꿈쩍 않는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미주한인사회 전체의 미래를 향한 공동의 비전과 공동체 의식이 없다는 것, 그리고 인재를 키우지 못하는 내부적 갈등 구조는 항상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그 약점은 제법 그럴듯해 보이는 워싱턴 지역 한인사회의 정치 지평에 언제든 먹구름이 들게 할 위험을 품고 있다.
희망은 있다. 해가 갈수록 한인들의 움직임이 보다 구체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인들끼리 서로 다른 생각을 가졌어도 공통의 타깃을 놓고 전략적으로 손을 잡을 줄 아는 성숙함도 나타나고 있다. ‘한인 이민자’라는 ID가 당과 정치의 차이, 지역 배경을 넘어서는 공통분모라는 의식이 한인사회에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은 한인들의 정치 활동이 각개격파, 중구난방, 체면치레 식이다. 한인들의 정치의식 선진화가 한참 멀었다는 얘기다.
한 번에 모든 숙제를 풀 수는 없다. 해마다 열리는 선거를 기회로 차근차근 정치 IQ를 키워가야 한다. 실수는 반면교사로 삼고 성공담은 서로 나누며 미주 한인사회의 정치 수준을 업그레이드해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한인사회의 정치력 선진화’ 시리즈는 작은 진단과 가이드일 뿐이다. 앞으로 ‘선거는 로컬’ ‘로비, 이렇게 해보자’, ‘시선을 끄는 이슈와 아젠다를 선점하라’ ‘사람이 미래다, 30년 후의 한인 대통령’을 타이틀로 네 차례에 걸쳐 글을 연재한다.
<이병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